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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 2011 겨울/영국

[2011 유럽여행][26]빅 벤과 런던아이, 테이트 모던

여행 26일째 20110122

영국, 런던

 

아침에 전화를 걸 일이 있어서 차이나 타운 등지를 전전하다가 결국 인터넷 전화를 할 수 있는 곳을 못 찾아서

전화카드를 구매하여 빨간 공중전화 박스에서 전화를 했다.

그리고 나서 국회의사당과 웨스트민스터 사원 쪽으로 메트로를 타고 이동, 오늘의 여행을 시작했다.

 

 

국회의사당의 빅 벤과 뒤로 보이는 런던아이.

지도를 보고 먼저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한바퀴 돌아본 후 국회의사당을 보기로 결정했다.

 

 

영국왕의 대관식이 열리는 웨스트민스터 사원.

아침에 돌아다니느라 살짝 지친 마음에 안 들어갔는데 내가 왜 그랬을까 ㅠㅠ ㅋㅋ

사원 내부에는 역대 영국왕과 영국 명사들의 묘가 있다고 한다.

정말 여기야말로 왕의 사원인데 안 들어갔던 게 후회된다.

 

 

국회의사당에서 휘날리고 있던 유니언 잭.

 

 

웨스트민스터 사원 주변을 한 바퀴 돌아서 다시 국회의사당 쪽으로 돌아왔다.

 

 

옆에 있던 세인트 마가렛 교회.

윈스턴 처칠의 결혼식이 이 교회에서 열렸다고 한다.

 

 

타워브리지와 함께 런던의 상징인 빅 벤, 그리고 빅 벤의 모체(?) 국회의사당.

그 주변을 둘러 배치되어 있는 영국의 역사적 인물 동상이 몇 개 보였다.

 

 

청교도 혁명에서 의회파를 승리로 이끈 올리버 크롬웰.

 

 

사자왕 리처드 1세.

 

 

영국 국회의사당이 고딕 양식 건축물의 정수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기대 이하였다.

아마 사진으로 봤던 국회의사당의 가장 멋진 구도, 빅 벤 쪽의 벽을 공사로 가려놓은 탓이 큰 것 같다.

외국인은 국회의사당 입장이 여름으로 제한되어 있어서 여기도 역시 안에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국회의사당의 설립 시기는 영국이 전세계의 패권을 쥐고 있던 19세기 중엽.

여기가 대영제국 권력의 중심, 세계 권력의 중심이라고 선언하는 듯한 영국의 상징 사자 조각상이 인상적이었다.

 

 

국회의사당 끝까지 가보니 작은 공원이 있었다.

길을 따라 걷는데 여우비가 온다. 영국에서 처음 만나는 비.

 

 

그 공원 내부에 있던 로뎅의 "칼레의 시민"

영국 정치인들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상기시키려고 여기에 세워둔 걸까.

 

 

그리고 길 건너편에서는 반전 시위가 소규모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런던 아이는 해가 진 후에 타야겠지?

일단 보류하고 메트로를 타고 세인트 폴 대성당을 보러 이동했다.

 

주말을 맞아 메트로 디스트릭트, 서클 라인이 공사를 하는 중이어서

웨스트민스터 역에서 한 정거장 이동하니 거기서부터는 메트로 운행을 안 하고 있었다.

그래서 엠뱅크먼트 역에서 차링 크로스 역까지 한 정거장 거리를 걸어가서 메트로를 다시 탔다.

 

 

차링 크로스 역의 노던 라인에 그려져 있던 벽화.

어떤 내용인지 몰라서 집에 와서 찾아보니, 13세기 말 차링 크로스가 처음 만들어질 때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1290년 에드워드 1세의 왕비였던 카스티야의 엘리너가 링컨 근처의 마을에서 죽자 에드워드 1세는 깊게 슬퍼하며

런던으로 운반해온 그녀의 관이 멈췄던 곳마다 십자가를 세울 것을 명령했다.

그래서 원래 차링이라는 마을이 있던 곳에도 십자가가 세워졌는데 그곳이 바로 여기이고

그런 연유로 차링 크로스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벽을 따라 이어진 벽화를 통해 십자가를 만드는 모습을 나타낸 것 같다.

 

(이야기 출처 : GertiesGirl,「Charing Cross Station Mural by David Gentleman」,『GertiesGirl의 블로그』, 2010.)

 

 

메트로를 타고 세인트 폴 대성당에 도착했다.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성당으로 주요 볼거리로는 속삭이는 회랑과 넬슨 제독의 묘 등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입장 대기 줄이 길어보인다.

 

 

가까이서 보니까 더 길어보인다. ㅠ

이걸 갖고 줄이 길어서 못들어갈 정도라고 할 수는 없지만 별로 기다리고 싶지 않아서 그냥 내부에 들어가는 건 포기했다.

오늘 여행은 특히 건물 안에 안 들어가고 겉만 보고 마는 일이 많은 것 같다.

세인트 폴 대성당을 넘겨버리고 테이트 모던으로 가기 위해 밀레니엄 브리지로 향했다.

 

 

가는 길에 만난 "Blitz"라는 제목의 동상.

Blitz를 위키피디아에서 찾아보니 2차대전 중 1940년 9월부터 1941년 5월까지 이어진 나치 독일군의 영국 폭격이라고 나온다.

위키피디아의 설명과 이 동상 밑에 써있던 설명을 종합해서 보면, 이 사람들은 나치 독일의 폭격 기간 중에

영국 시민을 구출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활동하던 소방수들인 것 같다.

유럽 곳곳에 이렇게 세계대전을 기억하고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만들어둔 기념비가 많았던 것, 본받을 점이라 느꼈다.

 

 

다시 밀레니엄 브리지 쪽으로 걸어가던 중 발견한 통로.

볼록할 철 모양으로 만들어진 게 웃겼고 그 사이로 사람들이 끊임없이 지나다니고 있어 더 웃겼다. ㅋㅋ

 

 

밀레니엄 브리지 건너편에서 건너온 중국 단체 관광객들.

특히 영국에서는 여행온 중국 사람들을 굉장히 많이 볼 수 있었다.

길을 가다가 동양인을 마주치면 거의 열에 일곱은 중국 사람이었던 것 같다.

 

 

2000년을 맞아 새로 만들어진 보행자 전용 다리 밀레니엄 브리지.

테이트 모던으로 곧장 연결되어 있었다.

 

 

해지기 전의 템즈강을 보며 걷다보니 어느새 다리를 다 건너 테이트 모던에 도착했다.

 

 

역시 현대미술관답게 참신한 디자인의 테이트 모던.

 

 

파리의 퐁피두 센터와 마찬가지로 여기도 나에게는 다소 맞지 않는 곳 같았다.

MP3를 귀에 꽂고 관람했던 게 잘못이었을까?

미술 작품 전시보다는 오히려 MP3에서 흘러 나오는 익숙한 음악들이 날 더 사로잡았다.

 

 

그런 와중에도 항상 재미있는 달리의 그림은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

 

 

관람하다가 잠깐 쉬려고 의자에 앉았더니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왔다.

2시간 정도에 걸쳐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데 같은 방을 쓰던 형님과 그 형님의 누님이 의자에 앉아계셨다.

그분들도 보다가 정신이 너무 지쳐서 앉아서 쉬고 계셨다고. ㅋㅋ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싶어 무한한 용기를 얻었다.

 

 

여기 언급된 작가들의 작품은 보유하고 있지 않을지언정 현대 미술의 대표 작가들을 시대 순서, 화파별로 정리해둔 벽.

테이트 모던에서 제일 흥미롭게 봤던 것 중 하나였다.

 

 

테이트 모던에서 밖으로 나오니 이제 막 어두워지려고 하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템즈강변을 따라 타워브리지 쪽으로 걸었다.

강바람이 세차게 불어왔지만 강을 따라 걷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이어진 길대로 쭉 따라가보니 성큼 가까워진 타워브리지가 환하게 밝힌 조명을 뽐내고 있었다.

 

 

강을 따라 난 길로 걸어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니

 

 

타워브리지가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곳에 도착!!

 

이번에도 저걸 올라가 말아- 고민하다가 결국 올라가지는 않기로 했다.

숙소로 돌아와 저녁을 먹은 후 런던아이를 타러 다시 나섰다.

 

 

보라색 조명의 런던아이.

관람차에 타기 전에 보여주는 4D 영상이 인상적이었다.

4D면 어떻게 보일까 궁금했는데 그냥 3D보다 좀 더 입체적이었고

화면에 비누방울이 등장하면 실제 비누방울을 우리한테 뿌리는 식이었다 -ㅁ- ㅋㅋ 

덕분에 바닥이 온통 미끄러워져서 어떤 할아버지 넘어질 뻔하셨다.

 

 

지금까지 타본 대관람차 중 차량칸이 가장 컸다.

25인승인데 문 닫을 시간이 다 되어 사람이 별로 없던 탓에 내가 탄 칸에는 나까지 8명이 탔다.

 

 

끝내주는 야경을 기대하고 런던아이를 탄 건 아니지만 밖으로 보이는 경치도 제법 괜찮았다.

여행 마지막 밤, 런던아이로 마무리를 하기로 한 건 4년 전 첫 여행 때도 마지막날 밤에 대관람차를 탔던 게 떠올라서였다.

아직도 생생한데 그게 벌써 4년이나 됐구나, 4년 동안 난 뭘 했을까 등등, 탑승 시간이 30분이어서 생각할 시간도 길었다.

간지러운 감정으로 런던아이 탑승 30분을 보낸 후 다리를 건너 국회의사당 쪽으로 이동했다.

 

 

공사 중인 부분에는 아예 조명도 안 들어오는 국회의사당.

불 꺼진 저쪽이 가장 밝아야 멋있을텐데.

 

 

빅 벤의 시침과 분침은 사진으로 찍는 건 나에게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밝기를 포기하고 셔터 스피드를 최대한 빠르게 해서 찍었더니 바늘은 잘 보이지만 시계탑 건물이 예쁘게 보이지를 않고..

 

 

어느덧 여행 마지막 밤, 이제 내일이면 한국으로 돌아간다.

숙소로 돌아오기 전 런던아이 쪽을 바라보며 맞는 강바람이 오늘따라 유난히 차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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