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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2010 겨울

[2010 히로시마여행][08]강제로 여행 하루 추가!

20100226, 20100227
여행 넷째, 다섯째 날
일본, 후쿠오카

히로시마 시내 구경을 마지막으로 모든 여행을 마치고 이제 한국으로 돌아갈 일만 남았다. 
한일공동승차권으로 받은 티켓을 내고 신칸센 탑승!


후쿠오카 가는 신칸센 안에서 태섭과 나는 어제 산 미니카를 갖고 놀고


문길이형과 지홍은 요렇게 해맑고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곧 실신한 그들.
태섭과 나는 이 사람들이 이렇게 쿨쿨 자고 있을 때에도 즐겁게 얘기하며 놀고 있었다. 
그게 불행이었는지 다행이었는지~.~
갑자기 로밍된 상태였던 내 핸드폰으로 장문의 문자가 하나 띡 왔다. 


문자를 받아 읽고 나서 나는 이 사람들을 깨울 수 밖에 없었다. ㅋㅋ


문자 내용을 요약하면 폭풍우로 오늘 한국가는 코비가 결항된다고..
문자 읽자마자 우리 둘 다 멘탈을 털려서 문자 사진은 찍지도 않았나보다 ㅋㅋ
쿨쿨 잘 자고 있던 옆의 두 명도 문자 읽고 멘붕ㅋㅋㅋ
아놔 캠프랑 여행이랑 산뜻하게 마무리하고 한국돌아가서 개강맞이할 준비하려그랬는데!
어제 밤에 자기 전에 싸이어리도 썼는데!ㅠㅠ 막판에 이게뭐야 ㅋㅋㅋㅋ 강제로 일본 여행이 하루 추가됐다..
앗 그러고보니 저때 내 핸드폰줄 까먹고 있었다~.~ 미야지마에서 사서 달고다닌 귀여운 단풍잎^^

어쨌든 신칸센 타고 후쿠오카에 도착한 우리. 
캠프 전날 묵었던 피콜로 하카타로 무작정 가서 방이 있는지 물어보니 다행히 있었다. 
일단 잘 곳은 해결했고.. 국제페리터미널로 가보니 오늘 결항으로 집에 못 가게 된 한국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직원에게 어떻게 해야되는지 물어보니 내일 아침에 일찍 오는 순서로 대기번호를 주고 대기번호에 따라 배를 탈 수 있도록 한다고 한다. 
그나마 내일도 날씨가 안 좋아서 배가 못 뜨면 내일모레로 또 연ㅋ기ㅋ
일단 안내를 받고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근처의 편의점에 들러 분노의 간식거리 쇼핑을 했다. 
이날까지 우리가 편의점에 갖다바친 돈을 모두 합해보니 2만엔이 넘었다^^
4명 간식거리가 30만원어치라니.. 이때 가뜩이나 엔화도 최고로 비싸서 1600원 넘고 그랬었는데~.~
아무튼 어디를 더 구경할 기운은 없었고, 숙소에서 간식거리를 까먹으며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다음날, 우리 기준에서는 일찍 갔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부지런했다. 
캠프 같이 갔던 동아대 사람들도 있었는데 얼마나 일찍 왔는지 우리보다 4시간 먼저 배타고 한국으로 떠났다~.~
대기번호를 받아들고 터미널에서 무한 대기 시작!


터미널 근처에는 할게 없어서 매우 심심했다.
캠프 자료집 복습도 하고~~


요렇게 괴롭힘도 당하고~.~
이 형은 표정 변화가 없네 ㅋㅋㅋ

오후 3시가 되어서야 우리 차례도 돌아와서 부산으로 가는 코비에 탈 수 있었다.
더 늦었으면 이날 집에 못 왔을지도 모르겠다..


직원들이 나와서 잘 가라고 손도 흔들어주네 일본 안녕 ~_~//


배타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중에도 대한해협에는 계속 비가 왔고 파도도 유난히 높아서 불안불안했다. 
여기 가끔 대왕오징어도 나온다는데 오늘 맞닥뜨리면 진짜 패닉이겠다..ㅋㅋ 
옆자리에 앉은 태섭과 함께 배가 침몰하는 상황을 가정하여 시뮬레이션도 했다. 
일단 구명보트 위치를 파악해두고 배 안에 있던 도끼를 갖고 창문을 깨고 구명보트를 탈취해서.. 그 다음은 대책이 없었구나 ㅋㅋ

다행히 배는 무사히 부산에 도착했다.
그리고 며칠 후 뉴스, 우리가 부산으로 돌아온 다음날 후쿠오카에서 부산으로 오던 코비가
대한해협에서 폭풍 만나서 10시간 가량 바다 위에서 표류하다가 돌아왔다고..
이날 조금만 더 늦게 터미널갔으면 대한해협에서 10시간 표류하면서 가사체험할뻔했다^^
왜 내가 끼는 여행은 항상 일이 생길까 일본 고속도로에서 가드레일도 박고 노숙도 하고 비행기도 놓치고
가짜쉬계한테 잠깐 감금도 당하고 일본에 갇히기도 하고 조금 더 늦었으면 바다 위에서 표류까지 할뻔!

그래도 지나고 보니 다 젊을 때 아니면 다시 해볼 수 없을 강력한 추억이 되었다. 
마지막은 약간 삐끄덕거렸지만 캠프, 여행 모두 잘 마무리해서 다행이었다. 
또 하나의 여행 이야기도 이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