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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2012 겨울

[2012 홋카이도여행][01]심심한 동네 아사히카와

20120129

여행 첫째 날

일본, 아사히카와

 

9번째 일본여행, 이번 겨울에 홋카이도를 여행하기로 결정한건 지난 9월이었다. 

추석 연휴를 맞아 할머니댁에 있던 중 심심해서 스마트폰 어플로 이 도시 저 도시 항공권을 조회해봤는데 

삿포로 가는 항공권이 왕복 3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는 것! 홋카이도는 한 번도 안 가봤는데 이참에 가볼까!

조금 조사해보니 마침 2월 초에는 삿포로 유키마쯔리와 오타루 유키아카리노미치가 함께 있었고 

연말고사 후의 소소한 기대거리가 필요했던 나는 별 고민없이 항공권을 질렀다.

한 달 후 경준이를 만나 함께 밥을 먹던 중 함께 가겠느냐고 물었고 며칠 후 그러겠노라는 대답이 와서 이번 여행은 둘이 가게 되었다. 


기대했던 볼거리는 크게 세 가지로, 

삿포로와 오타루의 눈축제와 비에이, 후라노의 설경, 세계 3대 야경 중 하나로 꼽힌다는 하코다테의 야경이었다. 

비행기가 목요일, 일요일밖에 안 떠서 원래는 11박 12일 일정이었으나 출발 전날 아침 일정을 7박 8일로 급히 줄여버렸다. 

원래 내 여행 일정에 포함되어 있던 2월 6일날 교환학생으로 출국할 예정이었던 여자친구가 혼자 공항에 가게 되었는데 

내가 배웅해주고싶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마지막 4일간은 도미토리 룸을 쓰는 유스호스텔로 예약을 해둔 터라 같이 가는 경준이에게는 

적어도 숙소 문제로 민폐를 끼치지는 않을 수 있었다. 개인적인 사정을 이해해준 경준이에게 매우 고마웠다. 

어쨌든 나는 2월 5일날 귀국하는 일정으로 바꾸었고 눈축제는 그 순간부터 머리 속에서 지워버렸다. 

나머지 2개 비에이, 후라노의 설경과 하코다테의 야경에 집중하기로!

 

아침 비행기라 시간이 조금 빠듯했는데 공항 면세점 쇼핑을 얼른 하고나니 탑승 시간이 거의 다 되어 있었다. 


저가항공사 이스타항공의 비행기는 737기로 중앙 복도를 놓고 좌우로 의자 세 개씩밖에 없는 작은 비행기였다. 

벽에 그려진 그로테스크한 숲과 동물 무늬를 계속 응시하고 있으니 레드썬 최면 걸리는 것처럼 졸음이 밀려왔다. 

자고일어나니 어느새 삿포로 신치토세 공항. 



규모가 그리 크진 않았지만 깔끔하게 정리된 국제공항이었다. 


 

면세점 들어오기 전 공항에 마련된 쇼핑가에는 홋카이도 전역의 먹거리, 기념품이 모여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시로이 코이비토, 우리 엄마가 좋아하는 과자다. 

2007년 6월에 혼자 도쿄다녀올 때 가족들 맛보라고 사왔던 과자! 이번엔 원산지에서 만나본다^^


 

건어물 돋네


 

JR 홋카이도 패스를 교환해서 플랫폼으로 내려갔다. 

홋카이도 여행 중에는 기차타고 이동하면서 에키벤을 꼭 제대로 먹어보고 싶었다. 

플랫폼에서 에키벤을 파는지 모르고 우리는 공항 쇼핑가에서 미리 도시락을 사갔는데 여기서 사는 편이 훨씬 저렴할뻔했다. 


 

내가 먹은 도시락 연어알, 게살, 성게알~.~

이건 에키벤이 아니라 소라벤이어서 그런가 재료값때문에 그런가.. 가격이 꽤 비쌌다. 

물론 맛은 괜찮았지만 그래도! 


 

이번 여행에서 방문했던 여행지는 거의 한 군데도 빠짐없이 눈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삿포로에서 아사히카와로 달리는 기차 밖으로도 눈이 내리고 있었다. 


 

진짜 어딜가나 눈이 이만큼씩은 다 쌓여 있었다. 

3시간을 달려 첫 숙소가 있는 아사히카와에 도착했다. 


 

아사히카와 역.

숙소로 정한 후지타칸코아사히카와워싱턴 호텔은 역 바로 앞에 있어서 찾아가기가 매우 쉬웠다. 

시설도 아주 마음에 들었고^^ 조식은 불포함이었는데 첫 도쿄여행 때 묵은 호텔 이후로는 호텔 조식에 만족해본 적이 없었으므로

차라리 편의점에서 아침 사먹자는 생각으로 예약할 때 조식 없는 숙소도 마다않았다.

간단히 짐을 정리하고 밖으로 나왔다. 



아사히카와 시내에도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 

밟으니 뽀득뽀득 기분이 좋았다^^

 

 

어슬렁어슬렁 걸어서 도착한 다이세츠 치비루칸.

지역 맥주를 전시해놓은 박물관 개념으로 이해하고 갔는데 알고보니 식당으로만 운영되고 있단다. 

그래서 그냥 들어갔다가 바로 나왔다. 


 

다이세츠 치비루칸 근처에는 이런 몇몇 갤러리들도 함께 있었는데 입장료가 없는 의자 갤러리만 들어가보기로 했다. 

사실 무료 갤러리 하나 더 들어갔는데 이상한 서예작품 걸려있고 아줌마 아저씨들이 바글바글~.~ 무서워서 그냥 나왔다. 

 


눈이 쌓여있길래 좋다고 기댔다가 바지에 다 묻었다.ㅋㅋ 

 

 

의자 갤러리! 앉을 수 없는 의자들.. 


아사히카와 시내에는 정말로 볼 것이 없었다. 

위에서 살펴본 치비루칸 근처랑 공원이 거의 전부.. 

공원은 멀어서 귀찮아서 안 가기로 했고 대신 역을 따라 들어서있는 백화점에 들어갔다. 


 

100엔샵과 장난감가게.

이때부터 맘에드는 동전지갑을 찾아나섰다.

일본이나 유럽을 여행할 때 동전지갑이 매우 유용하기에 나도 동전지갑을 갖고 있었지만 

오래되어 지퍼가 고장났으므로 애초에 여행와서 하나 마련할 생각이었다.


 

다양한 고로케들. 



아사히카와는 블럭 구조로 되어 있었는데 뭐가 많이 없어서 되게 휑한 분위기였다. 

나무에 설치한 조명도 뭔가가 허전한 느낌..

 

 

반가운 미스터도넛!

대학로에 있던 미스터도넛 좋아했는데 작년에 소리없이 삭 망했고 머지않아 던킨마저 망했다. 

내가 좋아하는 도넛 가게는 다 망한다 ㅠㅠ


 

저녁을 먹기 위해 라멘으로 유명한 고나나코지로를 찾아갔다.

구글맵을 켜고도 한참을 헤매어 도착한 이곳에는 라멘집들 여럿이 모여 있었다. 

 


일본 라멘은 언제나 쇼유 라멘~.~ 어디서 먹든 쇼유 라멘 시키면 망하는 법이 없다 ㅋㅋ

국물과 잘 어울리는 반숙 계란까지 배불리 먹고 숙소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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