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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2012 겨울

[2012 홋카이도여행][05]하코다테에도 모토마치가?

20120201

여행 넷째 날

일본, 하코다테

 

일정을 급변경한 탓에 아침부터 숙소를 옮겨야 했다. 

한국에서 미리 예약해둔 키쿠야 호텔은 우리가 전날 묵었던 호텔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었다. 

대를 이어 영업하는 듯한 오랜 전통이 느껴지는 호텔이었지만 오래된만큼 전날의 숙소에 비해 시설이 열악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냥 있던 호텔에 계속 머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느낀 아쉬움을 접어두고 길을 나섰다. 



하코다테에는 노면전차가 다닌다. 

우리나라에서는 광화문의 역사박물관 앞에서 전시품으로만 찾아볼 수 있는 노면전차가 아직도 운행되는 곳을 일본에서 많이 보았다.

히로시마, 나가사키, 가마쿠라, 그리고 이곳 하코다테 등.

시내 주요 관광지 뿐 아니라 유노카와 온천, 고료가쿠 등 약간 외곽의 여행지를 시내와 연결해주어 하코다테에 머무는 동안 편리하게 이용하였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모토마치. 

이전에 다녀온 요코하마, 고베 등에서도 모토마치라는 지명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 주로 근대에 개항한 항구도시에 형성되어 발전한 곳들인 것 같다. 

이곳 하코다테의 모토마치도 같은 맥락으로 형성되었겠지. 

그래서 그런지 유럽의 구(舊) 영사관, 가톨릭 교회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요코하마와 많이 닮아 있었다. 



구(舊) 영국 영사관.

들어가보지는 않았지만 베란다에 영국식 카페가 마련되어 있다고 하니 여유가 더 있었다면 안에서 애프터눈티를 즐겨볼 수도 있을 뻔했다. 



19세기 말에 페리 제독이 여기도 왔었나보다. ㅋㅋ



눈사람 커플. 밑에 한국어로 자막도 써놨네



이건 뭐길래 이렇게 자기 혼자 김을 내뿜나 했는데 여행기 쓰면서 사진을 자세히 보니 "로드 히팅"이라고 써있다. 

길에 눈 쌓이면 녹이는건가? 아니면 지나가다가 추운 사람이 잠깐 몸을 녹일 수 있게 설치한건가? 모르겠다..



노면전차 내려서부터 걸어 올라온 길. 저 멀리 바다가 보인다. 



계속 언덕을 올라가서 모토마치 공원으로 진입했다. 



제일 돋보였던 건물은 역시 저 위의 공회당!



얘네는 사천왕상이라고 제목이 붙어 있는데.. 이름은 모르겠다 들어본 이름이 없었음..ㅋㅋ



여행다니다보면 보도블럭이나 맨홀뚜껑에 도시마다 독특한 디자인을 적용해놓은 것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하코다테는 모토마치의 교회 이미지를 활용했나보다.



공회당에 올라가기 전에 이 건물에 들어갔다. 

구(舊) 홋카이도청 하코다테 지청 청사였는데 지금은 사진 역사관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1층에는 인포메이션이 있어서 지도를 얻을 수 있었고 2층으로 올라가니 카메라와 사진 관련 자료가 잔뜩 전시되어 있었다. 



카메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눈이 정말 즐거울 것 같은 전시.



덩치가 큰 초창기 카메라들도 많이 전시되어 있어 매우 신기했다. 



실제로 사진 찍는 것처럼 느낄 수 있게 의자도 마련되어 있다. 



사진 찍는데 이 펜들은 도대체 어디에 쓸까 하고 보니



수작업 포토샵이다.. 눈이 두 배가 되었네!ㅋㅋ 

옛날 사람들의 정성과 끈기는 대단한 것 같다. 



옛날 카메라로 피사체를 볼 수 있도록 해놨다. 

옆에 있는 손잡이를 돌려 초점을 조절하는 신기한 옛날 카메라.



사진기 전시를 한참 구경한 후 다시 공원 언덕을 올라갔다. 

이제 다음으로 들를 곳은 구(舊) 하코다테 공회당. 

20세기 초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여 이곳을 세웠고 천황이 묵어가기도 했다고 한다. 



공회당 앞에 서면 멀리 바다까지 탁 트인 전망이 보인다. 

단, 날씨가 맑은 날만.. 전체적으로 모토마치는 건물의 색감이 잘 살아나는 여름에 오면 더 좋은 곳일 것 같다.



안으로 들어가보니 유럽 저택처럼 꾸며놨다. 

음.. 굉장히 축소된 베르사유 궁전의 내부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면 오버려나..ㅋㅋ



제세동기를 이런 곳에도 마련해두다니 정말 부럽다. 



카펫 깔린 계단을 따라 2층으로 가보니



변소가 있는데 저 왼쪽 변기는 어떻게 쓰는거지.. 혹시 변기가 아닌가? -ㅁ-;;



2층 역시 유럽식으로 꾸며놓았다. 

기대에 비해 그다지 감동적인 건물은 아니었다. 


이제 모토마치를 마저 구경하려면 조금 걸어야 하는데 우리 둘 다 배가 고프다. 

지금보다 어렸을 때는 밥을 늦게 먹더라도 여기 있는 것은 일단 다 봐야했는데 지금은 그냥 배고프면 구경 스킵..ㅋㅋ



언덕을 내려와서 하코다테에서만 찾을 수 있는 수제햄버거집 럭키삐에로를 찾았다. 

미해군 기지가 있는 사세보에서도 수제햄버거가 유명했는데 여기는 왜..? 여기도 미군이랑 관련있나? ㅋㅋ

일본을 자주 여행하다보면 컬렉션을 모으는 느낌이 든다. 

차이나타운이 있는 도시(요코하마, 고베, 나가사키), 원폭 피해 도시(히로시마, 나가사키), 야경이 유명한 도시(고베, 나가사키, 하코다테), 그리고 햄버거가 유명한 도시..(사세보, 하코다테) 


우리는 메뉴판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후톳쵸 버거를 주문했다. 

하루에 20개만 한정 판매하는 버거로 이거 주문하면 서빙하는 아주머니가 딸랑딸랑 종을 치며 들고 오신다. 

높아서 쓰러지기 쉬우니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주의해 달라는 뜻인가?ㅋㅋ



이렇게 생겼다. 

처음에 이걸 보고 '헉 이렇게 높다니 다 먹을 수 있을까?'했는데



다 먹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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