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홋카이도, 2012 겨울

[2012 홋카이도여행][03]도보 여행은 무리! 비에이

20120130

여행 둘째 날

일본, 후라노, 비에이


아침의 소동 때문에 점심을 먹고 나니 시간은 벌써 2시 반이 다 되어 있었다. 

이제서야 잔뜩 기대를 하고 왔던 비에이의 설경을 본격적으로 찾아 나선다. 

 


그런데 길을 가다보니 이런게 있다. 

드러그스토어.. 처음 여기를 발견했을 때는 그냥 구경이나 하지.. 하고 들어갔으나 1시간을 꽉 채우고서야 다시 이곳을 빠져 나올 수 있었다. 


특이하게 홋카이도 전역에는 마츠모토 키요시가 드물고 이 츠루하 드러그스토어가 보편적이다. 

이 지역 특산 브랜드인가? 다른 지역에서 츠루하를 본 적은 없는 것 같고..ㅋㅋ 

 

 

들어가자마자 눈이 팽글팽글 도는 드럭스토어 내부.

손글씨체로 멋들어지게 쓴 일본어의 어지러움에 총천연배색이 더해져서 매우 어지러웠다. 


 

이제 정말 본격적으로 비에이의 설경을 찾아 나서려했으나 시간은 이미 4시가 가까워져 있었다. 

주요 방문지를 모두 도는 것은 당연히 무리, 잘해야 2개 정도만 보고 돌아가게 되겠다고 예상해보았다. 


 

어쨌거나 표지판이 가리키는 곳을 따라 출발!

눈쌓인 언덕길이 이어졌다.


 

언덕 초반에 있던 세 개의 동상. 

누군지 확인하지는 않았으나 오른쪽 삿갓 쓰고 있던 아저씨 머리에 눈이 잔뜩 쌓이는 바람에 대두가 되어버린 광경이 우스웠다. 


 

그리고 나의 비에이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형 고드름!

태어나서 이렇게 큰 고드름은 처음 본다.

'비에이의 멋있는 나무와 끝없이 쌓인 흰 눈을 배경으로 멋진 프로필 사진 하나 건져가야지'하고 내심 기대하고 왔으나 

고드름을 본 순간 그 생각은 싹 잊어버렸다. 


 

대신 이걸로 프로필 사진 건졌다. 제일 큰 고드름 따왔음 ㅋㅋ

눈이 많이 쌓여서 고드름 따러 갔다가 무릎까지 눈으로 젖었다. 

25살 먹고 이러고 논다..ㅋㅋ



경준의 고드름은 끝이 구부러져 마치 용의 머리를 연상케 하였고 그래서 그런지 얘는 고드름을 지팡이처럼 들고다녔다. 

내 칼이 더 간지남 ㅋㅋ



고드름을 갖고 놀며 언덕을 계속 걸어 올라갔다. 

옛날에 어르신들 어렸을 때에 고드름 갖고 칼싸움하고 놀았다고 많이 들었는데 그게 이렇게 하는거였구만!ㅋㅋ

갖고 놀다가 끝에 조금 부러져서 그새 또 짧아졌다 내 칼 ㅠㅠ

 


정말 겨울의 홋카이도는 사방이 눈 천지다. 

이렇게 쌓이도록 눈이 많이 오는 곳인데 내가 여행하는 동안은 내리는 눈을 거의 만나지 않았으니 행운이라고 해야 할까.

 

 

눈 쌓인 언덕을 올라가니 눈 쌓인 평지가 나왔고, 저 멀리 켄과 메리의 나무가 보인다. 

드디어 비에이에서 보고 싶었던 풍경 중 첫 번째를 마주하게 되었다. 



나무 쪽으로 좀 더 가까이 걸어가보았다. 

켄과 메리의 나무는 70년대 닛산자동차의 CF 배경으로 활용되면서 유명해졌다고 한다. 

역시 기대한만큼 멋진 나무였다. 그러나 굳이 저 나무가 있는 곳까지 걸어가고 싶지는 않았다. 

이때만 해도 다른 나무를 하나 정도 더 보고 가려는 생각이어서 시간이 너무 지체되었기도 하고 

눈밭에서 내내 걸어다니니 너무 추웠다..ㅋㅋㅋ

배경은 마음에 드는데 이 추운 날 하루종일 걸어다닌 결과 코빨갛고 콧물나오고 얼굴이 에러라 프로필 사진은 패스.

그저 뒷모습 찍은게 최선이었다 ㅋㅋ



가장 가까이에 있는 다른 나무를 보고 아사히카와로 돌아가자! 했는데 

이정표에는 km 단위로 나와 있고 눈 앞에 펼쳐진 길은 이랬다.ㅋㅋ

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 차 없이 비에이를 제대로 구경하는 것은 무리였던 것 같다. 

언젠가는 꼭 다시 와서 렌트카로 제대로 구경하고 싶은 곳이다. 

 


다시 비에이역으로 돌아가는 길. 멀리 이런 나무들이 보였는데 설마 저게 마일드세븐 언덕인가?

생긴게 비슷하긴 한데.. 가까이 가보지 않았으니 확인할 길은 없지만^^



앞서 들렀던 드러그스토어 맞은 편에 있던 마트에 들러 내일 아침거리와 밤에 먹을 간식을 좀 사고 비에이 역으로 돌아왔다. 

비에이 역 앞에는 철 지난 크리스마스 트리가 아직도 환하게 조명을 밝히고 있었다. 

완만카를 타고 다시 아사히카와로.


 

로프트에 들러 동전지갑을 사고 위층의 식당가에서 카레를 먹었다.

아무데나 들어갔으므로 별 기대를 하지 않았고 역시 맛은 별로 없었다. 



한정판 맥주와 함께 하루 마무리!

내일은 아사히야마 동물원에 간다. 



[이전 이야기] 2012/05/14 - [홋카이도, 2012 겨울] - [2012 홋카이도여행][02]허탕의 연속, 후라노에서 비에이까지

[다음 이야기] 2013/02/14 - [홋카이도, 2012 겨울] - [2012 홋카이도여행][04]시립동물원의 기적, 아사히야마 동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