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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산과 실습

산과 실습 첫 날, 산박까지 하고 지금 막 들어왔다. 
아직 하루밖에 안 됐고 분만도 2건밖에 못 봤지만 실습 시작한 이래 가장 충격적인 날이었다. 

첫 번째 정상 분만, episiotomy를 넣는 시점에서부터 시작된 오심과 현기증을 참지 못해 잠시 밖으로 뛰쳐나갔었다.
고3때 복강경 수술 동영상을 보면서 비슷한 기운을 느낀 이후로는 아무리 더 큰 수술을 봐도, 스크럽을 서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뭐라고 해야하나.. 순화해서 episiotomy를 너무 과감하게 한다는 느낌..?ㅠㅠㅠ
평소에 볼 일이 없는 내부 장기가 아니라 항상 보고 느끼는 피부 쪽의 시술이 더 실감나서 그랬으려나.
episiotomy 뿐 아니라 아기 낳으며 힘들어 하는 엄마와 눈물을 보인 아빠의 모습, 
우리 엄마도 나 낳을 때 저렇게 고생했겠지 이런 생각들이 다 겹쳐진 결과였을 수도 있고.
어쨌든 정말, 그 순간은 버티고 있기 어려웠다. 
다행히 잠시 나가서 찬 공기를 좀 마시고 화장실에 다녀오니 나아져서 끝까지 볼 수 있었다.

두 번째 쌍둥이 분만, 산박을 하는 동안 왜 이렇게 할 일이 없을까! 하고 생각하는 순간 분만이 발생했다. 
이번에도 episiotomy에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긴 했지만 그래도 이번엔 아까보다 나아서 안에 서 있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첫째는 head presentation이었고 둘째는 breech presentation이었는데 둘째가 생각보다 잘 안 나와서 잠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쌍둥이 분만이 이렇게 힘든 것일 줄이야.. 아침에 본 산모도 힘들어하셨지만 쌍둥이 엄마는 정말 너무 힘들어하셔서 보면서 안타까웠다.
나오느라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두 아기 모두 건강에 이상이 없을 것 같다고 하니 다행이다. ^^

새삼 엄마한테 미안하고 고마워진다. ㅋㅋ 
이번 주말엔 꼭 집에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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